살아가는 이야기

애마부인.

찔레언니 차명주 2009. 5. 6. 17:15


딱 20년전,89년도 어느날의 일기장을 들추어보니 재미난 내용이 보인다.

내가 집에서 독립한게 88년도,,88올림픽 열리던 날,친구들을 초대해서 집들이를 했었다.

작고 큰 방이 두개에 큰 홀이 있는 새 건물을 전세 내어 살았는데 초창기 피노키오 미술학원,,

매주 토요일이면 대학동기들이 전화연락도 없이 하나둘씩 모여서

다대포 선창에서 사온 아나고를 안주해서 소주 엄청 먹었더랬다.

엄마가 사는 대신동과 멀리 떨어진,,완전한 자유였다.

그 시절,효정이와 덕흠이가 단골 손님(?)이었는데

내가 지리산 살적에 덕흠씨가 죽었다는 전화를 받았다.그 머스마 49제에 가서 엄청 큰 소리로 울었더랬다.

허우대 멀쩡하고 인물 하나 끝내주게 좋았던 머스마,,그리고 참 착했다.

한마디로 우리 별난 여학생들의 밥이었는데..

 

 

 다대포 시절 사진.. 89년도

 

   1989.12.4

 

   나의 집.은둔자의 고독한 집의 명칭을 짓기로 어젯밤부터 고민하다.

   사막의 밤.

   사하라의 밤하늘

   에뜨랑제.

   바다의 침묵.

   조르바의 집.

   조르바의 영혼이 머무는 집.

   물라 나스루딘(의 집)

   주윤발이가 찾아 올 집.

   윤발댁.

   불야성.

   devil woman

   산야신의 거처.

   애마부인.

   애틀란티스.

   바다꽃집

   리버어스

   누군가가 사는 집.

   BACH

   호치키스.

   청하.

   Quag-mire(수렁,진창)

   슈바빙.

   몽쑤르.

   삐에로의 집.

   칠층산.

   가시지옥.

   지새는 달,새벽달 (morning moon)

   자유지역(自由地域)

   배반당한 애인의 집.

   즐거운 잠.

   푸짐한 식사.

   빛나는 처녀.


위의 내용들을 보니.그당시 내가 어떤 문화에 접해 있었는가가 보인다.

바다의 침묵은 감명깊게 읽었던 책과 영화(194?년도 흑백영화)에서 따왔고,

라즈니쉬의 단골 멍청이 물라 나스루딘..아마 내 모습을 투영시켰던 모양이다..

사하라 사막에서의 밤을 꿈꾸던 시절도 기억난다..

주윤발과의 연애를 꿈꾸던 시절도 보인다.

그 시절,케이블 텔레비젼에서 시리즈로 했던 홍콩대부에서의 주윤발에게 홀딱 반해삤다..

게다가 희랍인 조르바를 아마 그때 처음 읽었던가보다..이후 열댓번은 좋이 읽었다.

내가 좋아한 쟈끄 프레베르의 詩 제목도 보인다..

그런데 잘 나가다가 저기 왜 애마부인이 있는걸까,,,

나 원 참...ㅡ,.ㅡ;;;;;

 


visions of you/cliffrich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