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畵,音

그래요 /김용택

찔레언니 차명주 2009. 6. 7. 17:07
 

 

 

                                       봄 그림자 2006 차명주

 
 
 
     그래요 

                 
                        김용택


  꽃이 피면 뭐 허답뎌
  꽃이 지면 또 어쩐답뎌
  꽃이 지 혼자 폈다가
  진 사이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오

  꽃 피고 지는 일 다 지금
  일이지요
  겁나게 질고 진
  봄날이었구만요

  산이 무너지고
  디딘 땅이 캄캄하게 푹 꺼지는 줄만
  알았지요

  그래요
  봄에만, 죄가 꽃이
  되지요

  누구든 다 그렇게
  버릴 수 없는
  빈 꽃가지 하나씩
  마음에 꽂아두고
  그래도 이렇게 또
  오는 봄
  가는 봄을 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