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4.24
찔레언니 차명주
2010. 4. 24. 20:36
오전 10시 화실에 오다.
햇살이 눈부신 봄날이건만 왜 이렇게 추운지 ..전기 난로를 켜고는 물을 떠왔다.
커피물 내리는 동안 복도 끝 베란다에서 바라본 뒷 뜨락..라일락은 한창이고,
땅거미 질 무렵,범어사에 갔다.
하산길의 등산객들이 몇몇 보였을 뿐,,오르는 길에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50분간 쉬지않고 오른 범어사,,
숨 몰아 쉬느라 입을 한껏 열고 절마당 들어서다 하루살이가 한마리 내 입속으로 드는가 싶더니 곧바로 목구멍으로 넘어갔다..
네 몸을 던져 공양하는구나..괜히 기분이 비릿해져 급하게 약숫물을 먹었다..대웅전 뒤의 약숫물이 시원했다.
침묵같은 땅거미가 내려앉은 절마당을 한바퀴 돌아 천천히 걸어 나왔다.
차분해진 걸음으로 화실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산신각...늦은시간이라 자물쇠가 굳게 잠겼다.
아치형 문이 이쁘다던 잉쿠였는데 지난주엔 사람들이 많아서 제대로 못 찍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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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길..꽃이 진 자리에 다시 오르는 연푸른 잎들..봄이 가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