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10.23 토요일,그리고 일요일.

찔레언니 차명주 2010. 10. 25. 13:43

10.23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세탁기를 돌리고 다시 누웠다.

읽던 책을 마저 읽어야 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아 마음이 흔들렸다.

적당한 바람과 적당한 구름..

아침삼아 어제 밤 늦게 먹다 남은 도토리묵을 먹었고 커피를 마셨다.

성당 구역 반장님이 엄마 병문안 오시면서 만들어 오신 도토리묵이란다.

빨래를 널고,,나머지 책을 읽엇다...미시마유끼오의 금각사,,

1972년도에 엄마가 사주신 32권짜리 문학 전집이니..금각사만 아마 대략 열번 쯤 읽었을지 모르겠다..

된장찌개를 아무렇게나 비며 점심을 먹고 또다시 게으른 소가 되어 누워서 금각사를 읽다.

읽으면서 자꾸 마음이 급해졌다..이 좋은 날씨를 방구석에서 딩굴거릴순 없잖은가.

옷차림도 가볍게 길을 나섰다.천변을 걸었다.바람이 좋았다.발걸음이 날아갈듯 가벼웠다.

천변엔 온통 고마리 천지다..

두어시간을 걸었고,집에 들어가기전 쪽파를 샀다.

집에서 파전을 몇장 만들었다.

 

 

 천변 개울 주위엔 온통 고마리꽃무리가..

 

                                                                              고마리꽃,,

 

밤 산책을 나섰다가 돌아오는 길,,아파트 입구 공원에 앉아 전화를 했다.

경남씨,,여기 공원에서 맥주 마셔요~

그런데 공원 바로 옆 술집에 키핑 해 둔 양주가 있단다..

거의 새병이었다.그녀가 작은 양주잔에 두세잔 마셨고,나혼자 병을 다 비운것 같다.

맥주를 사들고 경남씨 집에서 또 마셨다. 그리고 나혼자 대취했다.

 

10.24 일요일,

아침 아홉시..문자메세지 도착음에 눈을 떴다.

대학동기 황모씨..

대학시절 즐거웠던 우리 7공주들의 부활을 꿈꾸며 유리컵 씹는 연습을 하다가 혓바닥을 많이 꼬맸다고,,

흑흑 거리는 흐느낌을 전해왔고,,나중엔 아예 사진까지 찍어 보내왔다.

 

황여사의 혓바닥..새까만 실밥..

쪼매 흉측하여 작게 올렸으니 야단 마시라~ㅎ

 

오후엔 비 오는 천변을 우산쓰고 걸었다.

비옷을 입고 걸으려다 땀에 젖을것 같더라니..그런데 우산을 든 손이 버거워 두시간을 채 못걷고 집으로 돌아오다.

 

저녁엔 우리집 변기 뚜껑이 흔들거려 다이소에 사러갔다가,괜히 이쁜 접시 두개를 덤으로 샀다.

매일 두부를 한조각씩 드시는 엄마접시,그리고 내 접시다.수저도 이쁜꽃무늬 범랑으로 두벌,

그런데 카운터에 쓰여진 문구 "다이소 알바 직원 구함...

구미가 확 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