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5 일요일 밤,,역시 동래역..
영화를 두편 때렸고 종일 빈둥거림.
어서 그림 시작해야지 하면서 새 그림 풀어 낼 불안함에 심장이 썩어 들어가는 기분을 어찌 할 수가 없다.
오후 네시 반쯤 산에 가려고 나섰다.
범어사 한바퀴 돌고 내려 오는 길,,숲길에서 다리가 휘청..허기진 몸이 너무 솔직하다.
라면 다섯개 사놓은지가 한달 넘었는데 빨리 해치워야지..이 생각에 괜히 발걸음이 바빴다.
냄비에 물을 끓이고 라면을 넣으면서 혼자 중얼거리길..이럴때 밥 먹자고 전화하는 인간 용서못하지~!!
언젠가 작은 올케가, 하필 라면 딱 넣었을때 밥먹잔 전화를 해온적이 있어서 아쉽게도 물리친 기억이 있었는데.
그런데 내 혼잣말에도 욕먹고 싶은 인간이 있었던가...바로 휴대폰 찌리리리리링~~
옴마야~이거 곤란한데,,언놈이냐~!!
-차맹주~요새 작업한다꼬 배고프제? 고기 함 먹어야겠네~
"슨샘예~지금 라면 딱 넣었는데예~"
-아,,라면은 기껏해야 천원이고,,소고기는 열배 스무배 아니가,,싫컷 먹여줄낀게 나온나.-
"헉,,소고기예...그라몬 쌤예 딱 30분 후에,동래전철역 2번출구예 오케바리,됬슴꺄??"
역 주변,일단 손님 북적거리는집이 맛도 좋을거라고 일부러 여러가게 기웃거리다 들어간 ...
석쇠갈비집..수입 쇠고기인데 내 형편에 수입,한우 따질 염치가 아니다..얼마나 고마운 초대인가.
고깃집 한쪽 구석 냉장고에 붙여진 문구..
음,,,남친 바꿔 자주 와도 된단 말이제~ㅎㅎ
내일부터 나는 화가로 거듭 나기로 작정했다고 말씀드리니(맨날하는 거짓말,ㅠㅠ),그럼 싫컷 먹으라시네..
갈빗살 3인분.,꽃등심2인분,,
정말 행복하게 많이도 먹었다.
산에서 내려온 차림 그대로 뛰어 나갔으니..
동래역에서 남산동 화실까지 걸어서 오다..
한시간 30분 넘게 걸리더라~선선한 가을밤,사람도 없고 좋았다.
온천천길,부산대앞 지나 장전역 근방에 왔을때 들리던 노래..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그런데 기타 반주가 아니고 북으로만 반주한 음악..쿵쿵..비장감이 감돌더라니..
걷다가 내 마음이 미칠것 같아 다시 돌아서서..
오래 앉아서 듣고 싶었으나,,,
개울 건너편, 이 할매 관객땜에 청년들 마음 죄어들까봐 아쉽게도 걸어오면서 나머지 노래를 들었다.
화실에 돌아오니... 몇시간동안 저혼자 불어터진 라면.. 아~꼴뵈기 싫어~ (ㅡ,.ㅡ;;) ... 김광석,너무 아픈사랑은...........
거금 600원 주고 산 음악..
이 음악을 사려고 보니,남은돈이 5000원이나 된다네- 내가 언제 돈을 넣었더랬나? 기억도 안나...
암튼 괜히 횡재한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