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겨울이 가고 봄이...
찔레언니 차명주
2018. 3. 15. 22:18
겨울을 보내고 나는 다시 크리스마스 재즈를 듣습니다.
무섭게 추웠던 지난겨울이 내겐 오히려 따스한 시절이었고 행복이 가득 묻어있던 시간들로 기억됩니다.
지난 겨울, 내가 잃어 버렸던 것은 술을 마시고 집으로 오면서 흘렸던 가죽장갑 한 짝,
프랑스에서 샀던 청록빛깔 비니는 마리 로랑생을 보고 대취해서 오던 날 어딘가에 흘렸을 테고, 아무렇게나 막 쓰던 초록 검정 줄무늬 모자는 지금도 안보입니다. 사실 잃어버린 줄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내년 겨울이면 또 새로운 장갑과 모자가 생길 겁니다.
사랑이 지나간 자리엔 공허가 있을 것 같지만 다른 사랑이 와서 채워주듯이.
봄 햇살이 유난스러운 오늘입니다.
겨울이 가고 내 인생의 봄이 시작되는 걸까요......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해마다 봄은 새로 돋아 납니다.
방 안 가득한 햇살을 품고 나는 와인을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