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아듀~2021년
찔레언니 차명주
2021. 12. 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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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산책길 왕복 7km를 걷는데 70분 걸린다.
물론 쉬지 않고 걷는 데다가 키도 작은 내 걸음은 남들보다 보폭 1.5배 크게 걷는 이유로 누군가와 함께 하는 산책은 불편하다. 도시에서도 내 걸음은 씩씩한데 물론 좋은 벗과 정담 나누는 산책길은 또 다르겠지. 천천히... 가끔은 쉬었다가...
아주 오래전 먼 나라에서 전화해온 사람이 하는 말,
"공항에서 명주 씨랑 똑같은 걸음걸이의 여자를 봤어요. 치마를 입고도 명주처럼 씩씩하게 걷는 여자는 세상에 또 없을겁니다."
나는 큰 충격이었다. 내가 그렇다고요?
전화를 받은 바로 그날 작은 올케에게 물어봤다.
내 걸음이 씩씩하나? 여성스럽지 않고?
"형님 걸음은 씩씩한 게 아니고 어떤 땐 전투적으로 걸어요 !!!!"
그날 두 번째 큰 충격을 받고는 그래서 내가 여럿이 걸을 때 갑갑하고 싫었구나 생각했다.
나 홀로 산티아고를 걷겠다고 책을 사고 자료수집 하던 중 연습삼아 들어간 도보 모임에 참석해서 즐거운 만남도 있었으나 도보중 내게오는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게 싫기도 했지만 홀로 무념무상 앞만 보고 걷는 게 내 체질임을 잘 알고 있던 터라 일찌감치 모임을 탈퇴했다.
역시 나는 혼자가 편해야.
2021년 한 해 마무리 계절이다.
그야말로 쏜살같은 시간이 지나갔네.
신축생 내 친구들 모두 환갑을 보냈고 드디어 내년은 나의 환갑 임인년이다.
다시 나는 무소의 뿔처럼 씩씩하게 걸을 테고 행복해할 테다.
이제 겨우 초로初老의 나이가 시작되는 설렘은 기쁨의 시간이 될 것이다.
이상하게 나는 빨리 나이 들고 싶었거든~!!!
한 해 동안 저와 함께 해주신 얼벗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계속 사랑하겠습니다.
우리 망년 인사는 요렇게 퉁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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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관매도에서ㅡ 찍사는 조미화작가...
무척 맘에 드는데 하필 흡연중이라 평생 내놓지도 못하고 숨겨보는...
언젠가 내가 아주 대가가 된다면 멋져 보일수도 있겠지만 그럴 날은 너무 멀어서 지금이라도 선보이자...그런말씀.
(이전 내 그림 사신분들께 희망을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