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일찍 집에 가려고 했는데 그림을 끝내고 집에 가던 취미반 여인이 막걸리 두병을 사 놓고 간다.
한 병을 마시다가 다큐멘터리를 봤다,,오직 침묵으로 존재하는 트라피스트 봉쇄 수도원의 모습을 촬영한 필름..
제목은 "위대한 침묵"....자막도 필요없는 오로지 침묵 뿐인 트라피스트 수도승들의 일상,,
그리고 다큐멘터리 "살아 있는 지구"를 다운 받아놓고 새벽 한시에 잠이 들었다.
그러다가 괜히,, 잠이 깨었다...휴대폰 시간을 보니 새벽 2시 6분,
잠이 올것 같지도 않고 해서 하릴없는 나는 일어나 컴을 켰다.그런데 메일이 와 있다.
메일 온 시간이 2시 6분,,,딱 내가 잠이 깬 시간이다...
누군가를 향한 나의 온 에너지가 살아있다는거..신기하기도 하여라~~
일요일 늦은 오후 두시,,범어사에 갔다.
봄날,하산중인 사람들이 제법 많다.산에 오르기 전 계절이 수상도 하여 두터운 옷을 입었으나 산에 올라가선 곧 후회를 했다.
가벼운 땀이 났고,하지만 하산길은 보무도 당당히 걸음이 힘찼다.
화실에 돌아 와 커피를 마셨고,지난 겨울 엄마가 빚으신 냉동 만두를 삶아 먹고 집으로 갔다.
목욕 바구니를 챙겨 간 목탕,
늘상처럼 소정 엄마의 맛있는 냉커피를 마시면서 온탕에서의 나른함을 즐겼는데
집에 돌아와 밤이 늦도록 잠이 안왔다.
강신재의 명성황후를 읽다가,다자이 오사무의 사양을 읽다가 새벽 네시 반이 넘었다.
그리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매번 느끼는건데 소정엄마는 카페인 양이 엄청난 커피를 쓰는것 같다.
오늘 월요일,,내 스케줄로 봐서는 오후 두어시가 지나서야 집을 나서야 하는데
취미반 여인의 위내시경 검사 보호자 자격으로 일찍 화실에 나가야만 했다.
너무 일찍 온 화실,,,재미난 詩를 한개 올리고,둥글레차를 보온병 가득 담았고,남은 물로 커피를 탔다.
그리고 그녀와 함께 침례병원에서의 두시간을 보내고 여러가지 뒤치닥거리를 하고 화실에 돌아오다.
위내시경 마취에서 덜 깬 그녀는 약사의 질문에 횡설수설,,,나혼자 키득거리며 웃었다.
전화번호를 묻는데 오래전 사라진 번호를 말한다..할수없이 내 휴대폰에 저장된 그녀의 번호를 말해주었다.
그리고 화실에 돌아와 따뜻한 단잠을 잤다.
조카놈 승민이가 다녀갔고,아주 오랜만에 정신지체 고등학생 동현이가 그림을 그리고 갔다.
하루 일과가 끝난 나는 엊그제 그녀가 두고 간 나머지 막걸리를 마신다.지금 이 시간,,마시면서 쓰면서...
내일 또 눈이 내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