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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레언니 차명주 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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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어려워 넌 어때. 그녀가 왔다.나는 내가 어려워 넌 어때. ㅡ 진민 ㅡ나는 아직 이 책을 펼쳐 보지 않았다. 막 도착한 책.그렇지만 그녀의 글이 얼마나 고급지고 대단한 필력인지 잘 알고 있다.그런 그녀의 필력 때문에 책을 산 건 아니다. 그녀의 심성을 알기 때문이고 이 책 속의 글이 얼마나 진실한지 알기 때문이다.우리는 세 번을 만났는데 부산 광안리에서, 그리고 서울에서는 내 전시에 함께 호텔에 투숙하면서 밤새도록 긴 얘기를 나누었는데 사람에게 위로받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런데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진실의 언어였기에 나는 친정 언니 같은 위로를 느꼈다. 나는 그녀의 나이를 모르지만 나보다 한참 어린 건 안다. 내가 부끄럽도록 진정으로 그녀가 내 언니 다운것을.그녀의 담벼락 글들을 읽을 때마다 젊은 사.. 2024. 12. 30.
2018년 파주 호시절 경기도 어딘가 소읍에서 한참 벗어난 판서리, 그곳에선 매일 밤이면 섯다 판이 벌어지는기라. 어슬어슬 해 질 무렵이면 하릴없는 백수건달 몇이 약속 없이도 허름한 슬라브 지붕아래 작은 골방으로 슬그머니 기어드는데, 그저 눈빛만으로도 짐작이 오가는 사이인 데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오는 데로 아랫목 먼저 차지해도 되는 그런 사이들이다. . 네 남자가 노상 밤마다 판을 벌리는데 기중 반듯한 모양새의 조신호는 섯다판에서 제대로 함 세워보는 게 소원인데도 노상 헛발 짚는지라 호주머니 탈탈 털리고 가면서도 내일을 기약하는 야무진 꿈의 희망찬 사내다. 집에는 제법 반듯한 반찬을 해 내는 꽃뱀이 들어와 동거중 이어선가 입성이 깔끔하다.(*1) . 산골짝 비탈아래 감자밭 일구랴 멧돼지 소탕하랴 밤낮없이 바쁜 주송렬은 .. 2024. 7. 11.
찬물 끼얹기 *찬물 끼얹기* 엘비라 마디간 영화는 아름답지만 실제 식스틴 중위는 그다지 매력 없는 남자일 거라 짐작해본다. 사랑 앞에서 강단 있게 행동하지 못한, 앞날에 대한 대책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저 어리석은 남자. 가정이 있는 고급 군바리의 즉흥적 욕정이 만들어낸 끔찍한 결말일 뿐이다. 그래서 서글픈 영화. 엘비라 마디간,, 그녀가 과연 순진무구했을까? 기약없는 미래의 일상조차 오늘과 똑같을, 유랑극단의 삶에 지친 그녀에게 다가 온 상류사회의 멋진 남자 식스틴 중위. 그 남자와의 도피로 인해 보상받을 자신의 화려한 미래를 꿈꾼 건 아닐까. 대책없이 야반도주한 두 사람에겐 그저 배고픔만이 기다리고 있겠지. 내가 이 영화를 기억하는 한 부분이 있다. 계란 훔치는 장면, 그리고 계란 삶기. 작년, 파리의 마담 쥐라르.. 2024. 6. 21.
2024 갤러리 KAF 3인전 갤러리 KAF 신미경, 최윤희, 차명주 BLUE 3인 전 6.27~7.10 그림을 그리면서도 내가 왜 이렇게 그리는지 모를 때가 있다니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랬다. 먹칠하듯 거칠게 굵은 점을 찍어놓고 지워가면서 형태를 만들어 나갔는데 나의 의지와 상관없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으나 진정한 작가의 모습은 아니라는 자책감이 있었다. 여섯 개의 그림을 억지로 만들어 놓고 겨우 작은 벽 한 군데를 메꿀 수 있음에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함께 하는 두 분 작가님께 민폐가 될까 걱정이 크다. 차명주, 무제(1),65.1 ×53.0cm, 캔버스에 유화, 2024 차명주,무제(2),12호(60.6×50.0cm),캔버스 위 유화,2024 차명주, 童話 ,10호(53.0 ×45.5cm), 캔버스에 유.. 2024. 6. 20.
열린 마음으로 1 쿠르베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리지 않았다. 그에게 천사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사물의 정확한 표현만이 쿠르베의 작가적 신앙이었다. 샤갈의 그림 속엔 날으는 신부가 있고 고향의 소가 두둥실 떠 있다. 작고 일그러진 바이올린에선 아름다운 선율이 느껴져 내 귀를 기울이게 한다. 쿠르베와 샤갈, 이 두 사람은 너무나 다르다. 그렇다고 서로가 틀렸다는 건 더욱 아니다. 나는 쿠르베의 그림에 탄복하고, 샤갈의 그림은 사랑한다. 2 스무 살 즈음, 내가 사랑했던 임순이는 보살을 꿈꾸는 佛者였다. 부처님 오신 날,그녀의 절에 가서 나도 아기부처님을 목욕시켜 드렸고, 내 친구 임순이를 항상 지켜주십사고 부처님께 축원기도 드리며 삼배 절을 올렸다. 그해 겨울 내가 다니던 성당 크리스마스 구유 꾸미기에 나를 도왔던 그.. 2024. 4. 25.
외할아버지. 남북의 육로가 뚫리면 나는 엄마의 고향 평양에도 가고 아버지의 고향 신의주에도 가보고 싶다. 나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절대 잊을수 없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때 였는데 저녁 준비를 하던 엄마가 부엌에서 엉엉 울면서 식사 준비를 하신거다. 내가 엄마의 우는 모습을 처음 보기도 했지만 어린애처럼 그렇게 큰 소리로 우시는 엄마의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ㅡ아버지..엄마 왜저러시는데요? ㅡ 늬 엄마 고향이 텔레비젼에 나오니까 저런다. 텔레비젼에서는 이후락이 7.4 남북 공동성명을 발표 하고 평양 시가지를 긴 시간 보여주었다. 엄마는 6.25때 고향을 떠난 이후로 다시는 가 보실 수 없었지만 다행히 2006년 남북 적십자 주최 이산가족 만남으로 금강산에서 두살 위의 언니를 만나고 오셨다. 그러니까.. 2024. 4. 18.
작가란... 예술은 쓰레기를 먹고살며 악마와도 친하다. 가끔 천국의 샘물에 목욕을 하기도 한다. 악마가 내게 와서 최고의 영감을 줄 테니 내 영혼과 바꾸자고 한다면 나는 기꺼이~! 어차피 인간 본성의 선함과 추악함이란 그들이 멸종하지 않는한 DNA로 전해진다. 내 뜨거운 삶을 위해 열 개의 에너지를 쏟고 아흔 개의 화살을 감당 할 수도 있으리라. 김기덕. 그의 죽음은 분명히 영화감독으로서는 아까운 사람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행한 추행은 한 인간으로서 용서라는 예외는 없을 일이다. 하지만 그의 미완성 영화를 나는 안타까워 한다. . 아래 글은 몇 년 전 예술가의 순수성을 고집하는 어떤 페친의 글에 반감을 품고 쓴 글이다. 어쩌란 말인가? 그러나 어쩔 수 없다!!! . . 작가가 되려는 사람은, 순수와 백치의 정점을 경.. 2023. 12. 16.
무코다 구니코, 무코다 구니코, 그녀의 글은 심심하고도 담백하다..아무런 미사여구의 치장도 없다. 마치 흑백 사진같은 추억으로 그려낸 작가 내면의 솔직한 감정들, 예컨대, 선과악 미와추,뻔한 염치를 차려야하는 이런 마음속의 미묘한 이중성조차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늘상 느끼는 소소한 감정들을 친구들에게 얘기할라치면,너 왜그리 소심하냐고 질책 받을까봐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낸다.실상 나도 그렇게 느끼는건데 대범한 친구들에게 치일까봐 차마 못한 넋두리들을 말이다. 그녀 책속에 단골로 등장하는 우뚝선 존재감인 아버지..(도서명-아버지의 사과편지 ) 오직 권위와 가부장적인 고지식함으로 똘똘 뭉친 아버지의 모습에서는 오히려 인간적 따스함과 유머러스한 면목조차 느끼게 해준다..그래서 나는 그녀의 아버지를 .. 2023. 9. 8.
이윤정 개인전 나보다 연배인 작가에게 '선생님'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는 붙이고 싶지 않다. 왜냐면 나는 그녀를 알게 되었으니까! 狂女 어느 날 인터넷에 올라온 그녀의 그림을 보는 순간 미쳤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그림 속에 녹아든 광녀의 영혼과 칠흑 같은 우주의 고독을 나는 한 눈에 간파했으니까. 그녀의 광기 어린 그림은 순정스럽게 빛나는 처녀의 반지처럼, 때로는 맨발로 춤추는 찢어진 누더기 옷의 걸인처럼 원초적이었고 고독과 환희가 한데 섞여 심연으로 심연으로 빠져들어가는 황홀경 자체였다. 세상의 순수는 결코 순정만화의 천사처럼만 보이지 않는다는 걸 그녀의 그림을 보고 느꼈다. 광녀. 그렇다. 원시의 피가 흐르는 그 여자. 나는 그녀의 그림에서 뜨거운 태양을 마주하고 걸어가는 붉은 대지의 한 사람을 보았던 거다. 그런 그.. 2023. 7. 23.
아웃사이더 벤허 Outside 영화에서 설정이 같은 장면이 중복되면 그게 감독이 얘기하고 싶은 그 무엇일 수도 있다. 영화 '제 8요일'에서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같은데. 러시아워로 운행이 멈춘 도로에서 삶에 지친 주인공은 짜증 폭발한다. 이게 첫 장면이다. 하지만 다운증후군인 조지를 만나 생의 철학이 바뀌게 되고 난 후 예의 똑같은 러시아워로 운행 멈춘 도로에서 그는 운전을 멈추고 청소부를 도운다거나 정체된 상황을 즐긴다. 그리고 영화는 그 아름다운 노래가 흐르면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간다. 80년도 즈음 콜린윌슨의 아웃사이더가 출판되었다. 소설 속의 인물 혹은 작가에 대한 예리한 분석이 재밌었는데 몇 해 뒤에 문학과 상상력이란 책이 속편으로 나왔다. 책이든 영화든 맞아! 그런 의도였을 거야라고 무릎 치는 순간을 자.. 2023.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