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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레언니 차명주 그림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외할아버지.

by 찔레언니 차명주 2024. 4. 18.



남북의 육로가 뚫리면 나는 엄마의 고향 평양에도 가고 아버지의 고향 신의주에도 가보고 싶다. 나는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을 절대 잊을수 없다. 내가 국민학교 5학년때 였는데 저녁 준비를 하던 엄마가 부엌에서 엉엉 울면서 식사 준비를 하신거다. 내가 엄마의 우는 모습을 처음 보기도 했지만 어린애처럼 그렇게 큰 소리로 우시는 엄마의 모습을 처음 봤기 때문이다.
ㅡ아버지..엄마 왜저러시는데요?
ㅡ 늬 엄마 고향이 텔레비젼에 나오니까 저런다.
텔레비젼에서는 이후락이 7.4 남북 공동성명을 발표 하고 평양 시가지를 긴 시간 보여주었다.
엄마는 6.25때 고향을 떠난 이후로 다시는 가 보실 수 없었지만 다행히 2006년 남북 적십자 주최 이산가족 만남으로 금강산에서 두살 위의 언니를 만나고 오셨다. 그러니까 내겐 이모가 되신다.
그리운 언니를 만나러 가시는 엄마는  피난 내려오시면서 가져온 앨범 세 권을 사진관에서 모두 복사하시고 똑같은 앨범을 4배로 불려서 가져가셨다. 북녘에 있을 모든 가족들이 집집마다 보실수 있도록 하신거다.
엄마는 이모와의 온정각 만남을 사진으로 모두 찍어서 가져오셨는데, 평생 성당에서 기도 하신 소원을 푸신거다,
엄마가 올해 팔순이신데 기차 타고 함께 올라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외가댁 앨범을 보면 나는 외탁을 했다.
외할아버지,엄마, 그리고 나는 빼다 박은듯이 닮았다.
.
* 2018년 임진각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첫 만남 하던 날의 페이스북 게시물 펌.


                          100년도 더 된 외할아버지 사진

                                              엄마

                                        그리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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