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점심
엄승화
와인 피크닉 2011 차명주
꽃이 만발하면 함께 먹자구요
그러면 무섭도록 정이 들어요
덩굴꽃이 담장을 넘으면 미울 지경이에요
오 오 탄식하며 주저앉아 울어요
물이 든 길을 걸어 오르면
당신의 간소한 식탁이 가장 화려해요
무엇보다 당신의 발놀림이
음악이어서
가난한 어깨 무거운 줄도 몰라요
푸른 것을 씻고 붉은 것을 그 위에 놓아
나르는 당신은 요술을 부리지요
앉아서 기다리고 있으면
입 속에서 소리를 내며
탁탁 꽃이 터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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