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여섯에 이 책을 읽고 42년 만에 어제 다시 읽은 책. 어린 내 청춘의 바이블 '인간의 대지'.
이후 지성이 자라나면서 다시 읽고 실망할까봐
마흔 두해를 금서로 묶어 두었던 책이다.
서른 두 권 짜리 세계 명작집은 내 국민학교 시절 5학년 때 부터 함께해서 지금까지 쉬이 버리지를 못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가와바따 야스나리의 설국을 어찌 버리냔 말이다.
하지만 갈색으로 변한 종이는 손톱 끝에 쉽게도 바스라지듯 갈라졌다.
인간의 대지를 여는데 마른 나뭇잎이 나온다.
42년 전, 열 여섯살의 소녀가 어떤 꿈을 간직한채 책갈피에 압착시키고, 주문을 외며 덮었으리라.
책을 읽으려던 나는 아주 오랜 시간을 나뭇잎만 가만히 바라 보았다..
나는 사하라로 떠난다.
나는 메마른 사하라에서 콸콸 넘치는 폭포수를 만나고 올것이며
내 손에 가득쥔 모래 알갱이를 씻어 낼 것이다.
부산발 인천공항행 고속버스 안에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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