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 가이드가 파리 다카르 랠리를 지나 간다고 알려준다.
푸른 하늘과 아름다운 세느강을 가진 프랑스 레이서는 온통 모래알 뿐인 먼지 한가운데의 사막을 질주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결코 nothing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다시 사막.
대추야자 나무들의 환영을 받고 이름 모를 풀들의 수근거림을 들으며 마을에 들어서면 온통 먼지나라에 왔다는 나쁜 시각으로 잠시 그들을 홀대했으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는다.
자신의 가장 아름다운 색깔을 태양에게 바친 사막의 풀과 나무들은 정글의 야성 짙은 색감보다 성스러워 보인다. '빛바랜'이 아니라 빛깔을 바치고 얻은 절대 겸손의 색감인거다.
엊그저께 들렀던 카스바의 카페 점원은 열 잔 이상의 쥬스 값을 계산 못한다고 했다.
큰 숫자를 계산 할 줄 아는 소위 문명은,삶의 경쟁도 그 숫자만큼 클테고 위선과 죄악의 숫자도 함께 비례하겠지.
몇 개의 숫자로 살아왔을 그들의 세상은 천국의 한 부분 이었을거다. 그렇고말고.
이제 한적하고 단조로왔던 그간의 삶이 숫자에 물들어가는 순간 그들에게 더 이상 천국은 없다.
에어컨 빵빵한 고급 버스에서 결코 겸손하지 않은 자세로 사막을 바라보았다.
여인의 엎드린 둔부도 보았고 젊은 여인의 봉긋한 젖가슴도 보았다. 내게 사막은 온몸으로 태양을 받아들이고 잉태하는 대지의 ......
거두절미하고,
태초에 사막이 있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끔 술 ㅡ7.16 (0) | 2019.07.30 |
---|---|
나으 하싼 ㅡ7.14 (0) | 2019.07.30 |
사하라 입구 와르자자ㅡ7.13 (0) | 2019.07.30 |
아틀라스 산맥을 넘다.ㅡ7월 12일 (0) | 2019.07.30 |
모로코 마라케시ㅡ7월12일 (0) | 2019.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