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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레언니 차명주 그림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남자의 시대

by 찔레언니 차명주 2022. 9. 16.

2020년.9.16 쓰다.

내가 스무 살 어여쁜 나이 였을 때 40대 아저씨들에겐 할배의 문으로 들어가는 초췌함이 느껴져서 싫었다. 청춘의 싱그러움이 사라진 그 모습이 어찌나 애처롭던지. 20대 청춘은 면도 자국도 푸르지 않던가.
내 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40대 남자들의 중후함에 마음이 따스해졌고 남성의 아름다움은 마흔부터 라고 감히 단정 지었다. 풋사과 신맛 나던 청춘이 가고 달콤하게 무르익은 초가을의 남자 40대는 얼마나 아름다우냐.
50대 남자? 기억에 없으니 퉁치자!
어쨋든 아름답겠지.
거리에 구르는 온통 똥배 아저씨들 빼고.

이제 해가 바뀌면 나도 예순이 된다.(만59세ㅡ,.-)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였지? 60넘은 남자들에게서 세상의 아량을 가득 담은 넉넉함, 혹은 약간의 비관을 품은 듯 고단한 표정은 오히려 생의 초월 감이 느껴져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희끗한 백발이야말로 세월이 주는 신의 선물이라고. 뜨겁던 호르몬이 가라 앉으며 생성해낸 은발 아닌가!

살아가면서 느낀 건, 내게 주어진 세상은 항상 희망적이더라는.
내 나이 70이 되면 분명히 50대 60대 남자들에게서 아직은 미성숙한 초월자 흉내 같은 것을 느낄 테고 진짜 인생은 70부터라고 일러주겠지.
조금더 살아봐 어리석은 것들아.생의 비린내 나는 것들아 !
그런데 나는 어쩌다가 나이만 먹었스까..

조금 전, 페친 김희은님과 로리타에 대해 댓글 놀이하다가 그녀의 댓글을 보고 떠오른 내 잡념이다.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2jcYnZmugthbmhy64RZ6Rako4Dn3KPoc4keo8tYxkLzFQL1NHwaPjm9wxKna1r5mtl&id=100000593459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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