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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찔레언니 차명주 그림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아듀 2008.........

by 찔레언니 차명주 2008. 12. 29.

한때,,내 미래의 근사한 모습에 대한 환상을 이루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다고 비장감에 걸맞는 생활을 했다면 또 모를까..

내 각오와 반비례하던 게으른 천성을 탓하며 조금씩 좌절에 익숙해지는 비굴한 내 젊음의 뒷모습,,

꿈의 높이를 조금씩 조금씩 낮추어가며 그게 더 인간적이라며 은근히 우기던 오만함,,

순간의 단맛에 쉬이 허물어지는 내 자신을,

그나마 현실에 더 많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애써 위안했던 그 바보같이 어리석었던 젊음,,

 

끝없이 추락하는 날개 꺾인 새의 눈물이 결국 내 차지가 되었고,

흩어진 날개죽지를 줏어 담을 마음조차 상실한 채,그저 허망하게 바라보는 현실이 일년 내내 이어졌다.

그나마 도망 갈 기력이 있던 젊은날엔 한참 멀리도 도망갔더랬다.

그러면서도 한줌 후회 없는 청춘을 보냈노라고 어지간히 떠들기도 했는데,,그땐 정말이지 진심이었다.

 

후회없는 두번의 사랑,두번의 이별,,이제 와서 나를 돌아보니,,,내겐 아무것도 없다.

넘치는 그리움이 목젖까지 가득차서 울렁거리는 서글픔,,(아 이거 왠 징그런 신파쪼냐,,에라잇 싫타)

그리고 희끗한 흰머리가 자랑스럽지 못하게 내 훈장처럼 머리 꼭대기에서 나를 비웃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세월 참 잘 간다..

 

 

유난히 힘 들었던 한 해 였다.

미친듯이 걷지 않았다면 어찌 되었을까..매시간마다 자다 깨기를 반복한 밤들,,.

유혹같은 죽음때문에 무섭게 떨어야 했던 기억조차 하기 싫은 시간..

걷는 동안만 이라도 평화로울 수 있다면,,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도보였는데,

뭉친 다리의 근력은 오히려  내 마음까지 다져주었고,나를 지탱해 주는 큰 힘이 되었던것 같다.

일년간 단 한번도 물감을 짜 본 적도 없이,먼지만 가득 쌓인 파레트...

이제 새 캔버스를 사고,,친구가 보내 온 물감을 있는데로 다 쓰리라..

 

 

내가 사랑했던 시간들은 모두 거짓말이다.

내가 걸었던 길들은 이 세상에 처음부터 없었다.

나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았다.

나는 깡그리 잊어버릴란다..아무것도 기억하지 않을란다...

 

31일밤,새해맞이 밤샘 도보를 끝내며 광안대교에서의 떠 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편하게 웃으리...

아듀~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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