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느날 알게된 이상하고도 낯선 세계에 집중했던 시절,
그대와 아무런 감정없이 주고 받았던 농짓거리가 아련히 그리울 때가 있다.
세상을 들여다 보면 저기 한참이나 멀리서 보이던 사람.
그러다가, 마우스 클릭 처럼 그대 한순간에 사라져도 내 마음 전혀 아쉽지가 않았던 사람.
오랜 시간 내겐 그저 얼굴 없는 존재로 내 악동스러움을 만끽하게 해 준 사람
내가 짓궂게 놀려대도 사람좋은 웃음소리만 들려주던 사람,,
그래서 마주치면 마냥 반갑기만 했던 사람..
생각해보면 그대와 함께 했던 세월속엔 나이 잊은 웃음 소리가 크게 울렸고,
철 없음을 가장한 무례함도 나름 즐거웠다.
행복이란, 시간이 흐르면 숨겨둔 잔인함을 그림자처럼 늘려가며 본색을 드러낸다.
어쩌다가 한 사람의 존재가 내 안에 이다지도 크게 자리잡고 있었던가.....
어느날 문득 내게, 익숙치 못한 "기다림"을 알게 해준 사람,
내 철딱서니 없음이 "부끄러움" 이란걸 알게 해 준 사람,
그대 함께 바라 본 호숫가를 밤새 걸으며 그리움이란걸 알게 해준 사람.
내 어리석음을 괴로워하며 "후회"란 단어만 중얼거리게 만든사람.
사무치다.. 이 단어가 얼마나 큰 아픔인가를 알게 해 준 사람.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그리움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
시간을 희롱할 수만 있다면,,,천하무적같았던 예전의 그 단순함으로 나를 되돌리고 싶다.
시간을 살 수만 있다면,,,그대의 커피 한모금 얻어 마시던 그 가을밤 호숫가로 나를 데려다 놓고싶다.
지금 느끼는 행복이 세월 흐른 어느날, 지나간 바람이 흘려놓은 따스한 미소쯤으로 그대에게 기억될 수 있을까..
행복 안에서도 이 행복이 두려운듯, 시간의 덧없음을 이렇게도 미리 눈치채다니..
내가 이다지도 겁 많고 소심한 여자였음을 나는 이제서야 알겠네..
Anne Murray/You needed me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희씨.. (0) | 2009.09.28 |
---|---|
잉크가 왔다. (0) | 2009.09.27 |
마우스와 컴퓨러 "사이에서"... (0) | 2009.09.25 |
녹슨 총 /엔리코 마샤스 (0) | 2009.09.23 |
여치,,물고기 (0) | 2009.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