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협 이사장 선거가 있는날.
난,선거에 관심조차 없었고 그저 내가 미협회원이라는 명분조차 불편했던 사람이다.
어쩌다가 가까운 지인이 출마한 자리라 기꺼이 내 한표 행사 해 주마고 찾아갔었다.
그리고 우연찮게도 오랫동안 잊었던 그리운 얼굴들을 만나게 되었다.
혼자 교육대학교 그랜드홀에 들어가 회원들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을 탐하면서
아는사람을 찾아다니는 시간,,,그냥 나혼자 즐거웠을 뿐이다.
적당히 배고픈 시간,,떡과 김밥,,한쪽구석엔 컵라면도 있더라마는,,
내가 투표한 이사장단은 탈락했다.그들의 탈락 뒤풀이에서 후배 율선씨와 함께.
율선씨 뒷편 턱고인 여인이 이사장 후보로 나온 곱디고운 여인 오수련씨.
난,오늘의 실패를 축하한다고 소주잔에 사이다를 부어 드렸다.
(허걱~미쳤지..친한분도 아닌데 그런 농을 하다니..)
함께 앉았던 뒤풀이 테이블,,안영옥언니를 만나다.
그녀는 내 고등학교 시절 괴정의 초라한 화실에 수채화 그리러 오던 대학생언니였다. 타시션화실.
30년 전의 가난한 화실에서의 인연,,당연하게도 그녀는 나를 기억하지 못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정효씨의 작업실에 의기투합 놀러가게 되었다.물론 첫 만남이다.
당차고 유머러스한 그녀와 서로들 필이 팍~꽂혔던 만남,,내내 웃음꽃 넘쳤다.
그녀가 내 놓은 황차, 정말이지 무척 향긋했다.
정효씨는 갤러리 주인이기도 하다.3층 건물의 1층은 집,2층은 작업실,3층은 갤러리 "루나"
얼마나 재미난 시간을 보냈는지 처음 만나고도 오랜지기처럼 내내 화기애애했다.
늦은밤,전철이 끊길 무렵 겨우 화실로 돌아 오다.
그리고 안영옥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30년만의 만남을 기뻐하면서 30분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함께 그림 그렸던 강병욱 오빠의 슬픈 죽음도 이야기 했다.
그녀는 나를 기억할 것 같다고 했다..아니,기억 나지 않아도 상관없다.
지금 만남이 나는 더욱 좋았으니,
뜻밖의 인연이라면 바로 이런게 아닐까,,,그녀를 만나고 돌아오면서 내내 그녀 생각을 했었다.
아마 이렇게 다시 인연지어졌으니 또 만날 수 있을거라고,,
수영에 있는 언니의 작업실에 언젠가 놀러가야겠지,
참 행복한 전화였다.
It only Hurts For A Little While - Anne Mur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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